금 투자, 찬성파 대 반대파…"안전하다" VS "가격 떨어진다"
금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하다. 5년 전만 해도 온스당 600달러 수준이었던 가격이 1400달러를 훌쩍 넘어섰으니 욕심이 날 법 하다. 월스트리릿저널은 14일 금 투자 찬성파와 반대파의 의견을 전문가 기고 형식으로 똑같이 나눠 실어 눈길을 끌었다. ▶찬성-안전자산·인플레 대비 수단 텍사스에서 투자 상담사를 운영하고 있는 자넷 브라이우드는 “금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으로, 장기적으로는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유용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만 봐도 수많은 경제적 사건들이 발생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또 일어날 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금 투자는 단기적으로 자산 가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경기 회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금의 상황은 높은 인플레를 예고하고 있어 금 투자 전망을 더 밝다. 다른 인플레 대비 수단도 있지만 매매의 용이성에 있어 금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게 브라이우드의 주장이다. 신흥 국가들에서 창출된 부에 힘입어 전세계적으로 중산층의 숫자가 늘고 있는 것도 금 수요 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금은 공급이 한정돼 있어 수요가 커질수록 가격은 뛸 수 밖에 없다. 그는 “인플레 조정이 된 금의 사상 최고가가 온스당 2000달러였고 현 시세는 1400달러대이므로 추가 상승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5~10% 정도는 금을 포함한 금속 원자재로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가격 하락 가능성 높아 뉴욕의 ‘알트페스트 퍼스널 애셋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이자 페이스대학 교수인 루이스 알트페스트는 금은 진정한 의미의 투자 대상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주식, 채권, 수익성 부동산 등은 배당금이나 이자, 렌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내지만 금은 투자자들의 기분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을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수료를 물어야 하고 현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따른 비용이 수반된다. 최근의 금값 상승도 금 투자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고유가 쇼크가 있었던 1970년대 단기간에 크게 올랐던 금값은 금세 떨어진 뒤 이번 상승 전까지 20여년간 큰 움직임이 없었다. 현재 인플레 우려가 일부 국가에서 있기는 하지만 그 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아 인플레 가능성에 따른 금 투자 전망도 부정적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침체기를 넘어서고 있는 경제가 확장기에 진입하면 증시는 활황을 보이고 자연스레 금값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알트페스트는 “보석용 금마저 유행이 지났고 인기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굳이 인플레 대비 차원에서 금을 보유하려면 포트폴리오의 5% 미만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